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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자의 자격과 순서

저자는 연구에 중요한 공헌을 한 사람을 일컫는다. 국제의학잡지편집인협의회(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s, ICMJE)에서는 저자가 될 만한 중요한 기여로 1) 연구의 기획이나 자료의 획득·분석·해석 등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2) 원고의 초안을 작성하거나 주요 내용을 결정적으로 고치며, 3) 출판될 원고를 최종 승인하는 것을 꼽는다. 4 대한전기학회도 이와 비슷하게 다음과 같이 저자결정 기준을 제시한다.

대한전기학회 연구윤리내규 제3장 12조(저자결정기준) 1항

저자는 연구내용 또는 결과에 대한 학술적·기술적 기여도에 따라 정한다. 저자가 되려면

① 연구의 기획이나 자료의 획득·분석·해석 등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② 원고를 작성하는 과정에 참여하며

③ 출판될 원고를 최종 승인해야 한다.


원고를 작성하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은, 논문을 연구 과정과 글쓰기 과정의 결과물로 본다는 뜻이다. 설사 연구에 참여한 대학원생이 쓴 초고의 흔적이 지도교수의 손을 거친 뒤 사라질 운명에 놓인다 해도, 대학원생은 초고를 쓰는 과정에 참여해야 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ICMJE나 대한전기학회의 기준도 현실에 적용하려면 모호할 수밖에 없다. 얼마만큼 기여해야 저자가 될 정도로 상당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에서 ICMJE와 대한전기학회의 예를 살펴봤지만, 이와는 다른 기준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연구 설계, 데이터 수집, 분석, 문헌 조사와 논문 작성 등의 요소 가운데 둘이나 셋 이상과 관련이 있어야만 저자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한편, 각 저자가 어떤 면에서 논문에 기여했는지를 명시하도록 요구하는 학술지도 있다. 5

저자의 자격과 순서는 연구자들이 합의해서 결정하되, 그 근거를 합당한 논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기여도에 따라 저자의 순서를 정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기여도를 정량화해 순서를 매기는 일이 때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점에 따라 그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문제 설정과 풀이 과정 가운데 어디서의 기여도가 더 중요한지는 문제의 내용과 연구자의 철학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렇듯 기여도에 따라 저자의 순서를 정하기 어려울 때에는 다른 기준을 도입할 수도 있다. 젊은 연구자를 우선 배려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수학 학술지에서는 논문을 함께 쓴 저자들의 기여도를 따지는 일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해, 알파벳 순서로 저자를 배열하는 예도 있다.

단순히 연구비를 가져왔다거나, 실험 기기 조작이나 자료 수집 과정에서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저자가 될 수는 없다. 이런 도움을 준 사람들한테는 ‘감사의 글’에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 4 ICMJE, Uniform requirements for manuscripts submitted to biomedical journals: writing and editing for biomedical publication: II.A.1.
  2. 5 김형순, 올바른 논문저자 표기와 연구윤리, 제2회 2008 연구윤리포럼